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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한아이 | 오래된 진실과 마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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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웹마스터 작성일14-02-19 10:49 조회2,690회 댓글0건

본문

샌드아트와 뮤지컬의 만남. 모래는 쉽게 흐트러지고 무너진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아이들'의 쓸쓸하고 외로운 정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냄과 동시에
관객들은 독립적인 예술장르 두 개를 동시에 즐기고, 작품은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사람은 없어지고 성과만 남는다. 네모난 세상, 네모난 우리. 경쟁과 권력에 목매달고 배려와 정의는 골방에 숨긴 우리의 모습.
학교는 이런 모습을 가진 우리 사회의 축약판이다. 그래서 학교폭력은 우리 사회에서 계승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뮤지컬 <한아이>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작품은 그 누구에게도 가해자나 피해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직접 가담하지 않는 우리를 슬그머니 문제로 끌어와 우리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할 뿐이다.
뻔한 말이지만 우리가 손 내밀지 않는다면 사람과 사회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작품에서 역시 저지른 과오를 용서하고 용기를 낸 아이만이 문제를 해결했다.
물론 개인이 문제를 인식하고 반성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나아가고 있는 문제와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오래된 진실이다.
이 진실은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오래 전 학교를 졸업한 어른들에게 이 작품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작품이 가진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 단단하게 얽힌 감정들. 예술이 가진 책임이긴 하지만 관객에겐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주제를 샌드애니메이션이라는 정서를 가진 형식으로 접목하면서 관객은 집중력을, 작품의 전반적 분위기는 응집력을 더했다.
작품의 특별함이 생긴 것이다. 모래는 쉽게 흐트러지고 무너진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아이들’의 쓸쓸하고 외로운 정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
한편 관객은 독립적인 예술장르 두 개를 동시에 즐기고, 작품은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곳곳에 있었다. 우선 내가 앉은 자리만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배우들의 노래가 잘 들리지 않았다.
MR과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일어난 일인 것 같았다. 그래서 솔로파트에서 인물의 이야기들을 노래로 들으면 명확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또 중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한 아이를 괴롭히는 대목이 길게 이어질 때였다.
스토리 상 필요하지만 비슷한 에피소드가 반복되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긴 했지만 최근에 접한 작품들 중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형식과 내용의 내공이 잘 어우러져 있었고 나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공연기획을 배우는 측면에서는 두 가지의 균형이 어떻게 맞추어지는지, 위트를 발휘한 공연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였다.

강은빈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 2013. 7 경성대 예노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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